교토에서의 마지막 날!
3일차 코스: 교토역 → 이노다 커피 → 가와라마치 구경 again → 오사카로 이동 → 신사이바시 → 숙소 복귀
체크아웃 시간이 있으니까 일단은 짐부터 정리해서 빼고 역에 맡겨둔 다음에 돌아다닐 생각으로 나왔다. 원래 계획은 교토역에 짐을 맡길 생각이었는데, 갔다가 신박한 서비스를 발견했다. 교토역에서 오사카 내 호텔이나 공항으로 바로 캐리어를 보내준다고?! 대신 가격이 상당히 빡쎘지만… 가족여행이니까 하고 질렀는데 만족스러웠다. 코인락커 걱정 이런거 안해도 되고 가볍게 다닐 수 있어서 좋음. 역시 돈을 쓰면 몸이 편하구나…
이노다 커피
한껏 가벼워진 몸으로 어디를 갔냐… 바로 이노다 커피 본점이었습니다~
사실 오래된 카페, 찻집 이런데를 은근 좋아해서… 트위터에서 추천하는 거 보고 궁금해서 가봤다. 실제로도 오래된 느낌 물씬나고 진짜 뭐라하지? 옛날 호텔 라운지 느낌. 양복 조끼입은 웨이터들 돌아다니고ㅋㅋ 밖에서 볼때는 그렇게 안 커보였는데 생각보다 더 널찍하고 야외 테이블도 있었다.
호텔 조식처럼 나오는 모닝세트를 먹고 싶었는데 도착한 시간이 애매하게 아침시간을 넘겨서 실패. 그냥 일반 세트메뉴로… 나는 경양식 러버임으로 냅다 나폴리탄(이름은 이탈리안인가 그렇지만) 시키고, 엄마랑 동생은 가츠산도 후르츠산도 이렇게 시켜봤음.
맛은… 좋았다! 특출나게 맛있고 이런건 아니지만 정성스러운 느낌에 은근히 감기는 맛이라 만족스러웠음. 커피는 부드러운데 꽤 써가지고 우유 넣어서 먹는거 추천함.
가게 나와서는 비맞으면서 거리를 좀 걸었다. 교토 빵집들이 맛있는데가 많대서 다 가보고 싶었는데 비도 오고 빵사먹으러 거기까지?;; 이런 반응이 많아서 그냥 Welder 여기 한 군데만 들렀다. 이름에서 얼추 짐작이 되듯이 뭔가 독일식 사워도우 느낌나는 식사빵이 많은 작은 가게였음. 나는 그런 맹숭한 빵 좋아해서 잘 먹었는데 엄마는 “빵은 달아야지!!” 파라서 그냥 그랬다고.
그렇게 걷다보니까 다시 가와라마치 메인 도로쪽으로 나왔다. 어차피 오사카 가는 기차도 그쪽에서 탈 생각이었어서 겸사겸사 어제 못 본 가게들 좀 보고 부탁받은 굿즈 좀 사오고 했다. 그러다가 가기 전에 밥을 먹고 가기로 했는데… 사람이 많아서 가려던 가게들은 다 붐비고 비는 더 심하게 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급하게 지도 찾고 적당히 막 들어갔는데, 정말 말그대로 ‘동네 식당' 느낌이 장난없는 가게였다. 메뉴도 딱 그런 느낌이고… 추우니까 국물 먹어야지 했는데 옆 테이블에서 시킨거 보고 참을 수가 없어서 야끼소바로 시키고 말았다ㅋㅋㅋ 생긴대로 맛있었어 완전 진하고 살짝 눌어붙은 맛이 좋았음. 나눠먹으려고 작은 덮밥도 시켰는데 궁금해서 키누가사동 衣笠丼 이란걸 시켜봤는데… 계란+유부+어묵 조합이었다. 근데? 맛있음ㅎㅎ 고기 안먹는 엄마랑 나눠먹기 딱이라서 잘 선택한거 같았다.
가격도 합리적이고 다 좋았는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있었다.
바로바로…
실 내 흡 연
나도 구라라고 믿고 싶었다… 주말 점심의 밥집인데 대놓고 실내에서 끽연을 한다고…? 창문도 안 열고? 그게 된다고? 테이블에 재떨이 비슷한게 있었던 이유가… 그래서라고? 진짜로 밥먹다가 숨 참고 있었음 ㅁㅊ 진짜로 이해가 안간다 길에서 피는건 그렇게 뭐라하고 길에 흡연구역도 잘 없으면서 건물 안에서 뻑뻑 피는건 괜찮다니;;
맛있게 먹어놓고 담배냄새때문에 고통스러워서 가게를 후다닥 나와서 얼른 기차나 타러갔다…
그리고 당연하다는듯이 기절잠.
오사카 도착!
우메다에서 한번 갈아타서 숙소근처에 내렸다. 참고로 신사이바시역이랑 요츠바시역이랑 붙어있으니까 헷갈리지 마시길… 나는 숙소가 신사이바시역 2번 출구 근처라고 생각했는데 요츠바시역 2번 출구였어서;; 내려서 지하통로를 제법 걸어가야 했다.
오사카 호텔은 가족이 다같이 들어갈 만한 방이 있는 호텔 위주로 찾다보니까 잡은 곳이었는데, MIMARU ← 이 이름으로 프랜차이즈로 운영하는것 같았다. 약간 조리 가능한 작은 콘도 느낌. 대신 침대가 벙커베드긴 해… 그치만 걱정한거치고는 안정적이라서 나는 잘만 잤다.(갇혀자는 것 좋아하는 타입)
스태프도 엄청 친절하고 크게 불만은 없었는데 방에서… 아무래도 부엌이 있어서 그런가? 미묘하게 하수구 냄새같은게 종종 나서 별로였다. 내가 방 뽑기 잘못한걸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그점때문에 감점.
짐 대충 풀어두고 거리 구경하러 나갔다. 그동네가 항상 그랬듯이 글리코 사인 있는 에비스바시 쪽이 메인 상점가 길이고 그 주변으로 조금씩 뻗어나간 모양인데… 숙소에서 신사이바시 상점가있는데까진 적당히 한산했지만 메인 길 들어가니까 기가 막히게 사람이 많아짐
어디를 많이 돌아다니진 않았고 그냥 슬렁슬렁 보다가 유니클로 가고 파르코 잠깐 가서 핸즈랑 무지랑 들렀다. 핸즈에 더 오래있고 싶었는데ㅜㅜ… 조금 더 봤다가는 진짜 혼끼로 혼날거 같아서 대충 보고 나와서 아쉬웠다… 이번여행에서 문구 자체를 별로 못보기도 했고… 아숩
다이어리 정말 엄청나게 많이 나왔더라. 파일로팩스 실물도 처음 봤고 26공 루즈리프용 다이어리 내지 ← 이런거 처음봐서 신기했음. 문구 좋아하는 친구랑 통화하면서 조사결과 전달하고 그러면서 간 시장조사하는 기분으로 봤다ㅋㅋㅋ
별로 본 것도 없는데 파르코는 닫을 시간이라 쫓겨나다시피 나오고 저녁은 뭐먹냐~ 하는데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줄서기 싫고 피곤하다 mode셔서 나도 그냥 지쳐버려가지고 그래… 대충 사다가 대충 먹읍시다했음. 숙소 가는길에 이온 스타일인가 마트가 있어가지고 그냥 거기서 마감세일 밥 사다가 먹었음. 에~휴 그래도 무슨 상 받았다고 하는 가라아게는 대충 먹어도 맛있긴 했다…
들어갈때부터 힘들어하는 사람은 숙소에 모셔두고 나혼자라도 나가서 좀 더 놀다가 와야지 하는 생각이었어 동생 데리고 나가서 가챠 신나게 돌리고 왔다. 이대로가다간 타코야끼 한번 못먹고 집에 갈거 같아서 타코야끼랑 오뎅도 사가지고… 소스없었는데도 맛있었음.
미묘한 빡침상태로 3일차도 이렇게 끝!